[오늘의 영성읽기]
사도행전 21:1-9, 13

[묵상 에세이]

바울은 능력자였습니다. 천부장의 질문에 헬라 말로 답하고, 층대 위에 서서 무리를 조용케 한 뒤 히브리 말로 설득합니다. 두 언어를 자유로이 쓰는 이 사도를 하나님이 특별히 택하셔서 복음의 일꾼으로 세우셨습니다. 우리 또한 두 언어와 각자 받은 재능으로 하나님께 영광 돌릴 수 있다는 담대한 믿음을 품습니다.

본문은 바울의 3차 선교 여정이 막바지에 이르렀음을 보여줍니다. 고수, 로도, 바다라를 지나 배로 항해하던 그는 두로에 상륙하여 “짐을 풀었더라” 기록합니다. 긴 여정의 짐을 푸는 자리는 언제나 중요합니다. 그곳에서 제자들을 찾아 이레를 머무는 사이, 제자들이 성령의 감동으로 바울에게 예루살렘에 들어가지 말라 권합니다. 그곳에 큰 고난이 기다림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바울은 주의 뜻 안에서 예루살렘을 향합니다. 떠나는 날, 제자들과 그 처자들이 모두 바닷가까지 나와 무릎 꿇고 기도하며 전송합니다. 손을 맞잡고 축복으로 보내는 이 장면은 한국식 정서가 아니라 성경의 스타일임을 일깨웁니다. 우리의 전송도 이렇게 회복되기를 소망합니다.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낼 때, 끝까지 동행하여 함께 무릎 꿇고 기도하며 축복하는 공동체 말입니다.

이어 가이사랴에 이릅니다. 예루살렘의 관문, 마치 서울의 인천 공항과도 같은 자리입니다. 바울은 일곱 집사 중 하나인 빌립의 집에 머물고, 그의 딸들은 처녀로 예언하는 자들이었습니다. 성령의 은사는 믿음을 든든히 붙드는 인감과 같습니다. 사랑이든, 예언이든, 치유든 한번 깊이 체험한 은혜는 우리를 하나님의 품에서 떠나지 않게 붙듭니다. 교회는 이 은사를 사모하고 분별하며, 받은 대로 섬김과 복음에 헌신해야 합니다.

예루살렘에서 바울은 천부장에게 사슬에 묶인 채 붙들립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층대 위에 서서 히브리 말로 증언할 기회를 얻습니다. 고난 속에서도 하나님이 주신 언어와 재능, 그리고 성령의 인도하심은 결박되지 않습니다. 오늘 우리도 우리 생의 모든 항구마다 성령의 감동을 좇아 순종함으로 주께 영광 돌리며 걸어가겠습니다..